the Coding Series 「1943, Lincoln Denver Bronze Cent」

CodeBook_Lincoln-EYE & NOSE

DATABASING the IMAGE 형식으로 그려진 ‘1943, Lincoln Denver Bronze Cent(이하 링컨동전)’는 크기와 재료를 달리하며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될 수 있습니다. 또한 Digital Code로 컴퓨터에 저장된 ‘링컨 동전’은, 그 Code를 Text 형식으로 추출해 종이에 출력해 엮으면, 디지털 저장장치에서 벗어나 책으로 보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각각의 것들(Digital Code, Picture, Text, Book …)은 하나의 <링컨 동전 코드>에서 출발했습니다. 링컨 동전 코드 또한 여러 링컨 동전 사진 중 하나가 선택되어 제작된 것이며, 선택된 사진 또한 …, 하지만 하나의 코드에서 출발한 각각의 생산물들은 물리적으로 독립되어 있으며,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 저마다의 의미를 품고 ; 개별적으로 해석되며 ;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그러나 그 자신 또한 새로이 만들어지는 이야기의 동기일 뿐, 이야기 전체의 주관자는 아닙니다.

(Digital Code, Picture, Text, Book …)들은 자신을 통해 자신의 출발점(링컨동전코드 or 링컨동전사진 or 링컨동전 or 링컨동전을 만드는 주형 or …)에 대한 설명을 이끌어 낼 수 있지만, 기원의 설명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로부터 출발 되었지만 그에 대해 자유로우며, 하나에서 출발한 여러가지, 그리고 다시 출발하는 여러 가지 중 하나로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그렇게 하나하나들이 모여 多가 되고, 多가 덩어리져 하나가 되기도 하지만, 그들은 특정한 동기에 의한 결연結緣(맺을결:연줄연) 관계일 뿐, 반듯이 그렇게 되어야 하는 예속隸屬의 관계는 아닙니다.


DATABASING the IMAGE - the Coding Series 「1943, Lincoln Denver Bronze Cent」

· 총 15권(권당 평균 640페이지) · 사이즈 : 국판(148x210mm) ·


거대한 어떠한 것의 존속을 위해 소소한 것들이 존재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소한 것들로 인해 거대한 무엇이 생겨나는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그에 대한 구체적 이유들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현명賢明(어질현:밝을명)함’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에 어울리는 단어는 ‘현명함’보다 ‘개념화’입니다. 무언가를 구분하고 개념화하는 명석함의 도움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하지만 그 명석明晳(밝을명:밝을석)으로 얻은 구분이 유일한 진리이며 더이상 논할 이유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독단이 되어, 밝은 자신의 빛으로 시선의 중심부만을 비추며 주위를 어둡게 만듭니다.


Membrane

때론 쉽게 결론 낼 수 없는 이야기가 지루하게 길어져 피로감을 주지만 대부분 지쳐 외면되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며 그때까지의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게 분절된 결론 중 다수의 지지를 받은 하나가 자신만이 유일한 결론임을 자부하며 거대한 몸집으로 이견들을 가리고 흡수해 그들의 설 자리를 위태롭게 만들지만 숨죽이던 그들은 자신이 잠시 휴식 중임을 잊지 않고 주위의 인접한 것들과 이어져, 이야기를 살찌우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중력에 순응하며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는 물과 달리,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이야기는 때론 아래에서 위로 흐르며 고여있던 자신을 다시 움직입니다.

그러나 움직임과 함께 상기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눈여겨보지 못하던 흐름의 발견에 심취하거나, 숨죽였던 오랜 기간의 고단함으로 분노해, 고여있는 모든 이야기를 부정하며 그들을 의미 없음으로 규정하는 것은, 흐름의 강조를 위해 고여있음으로 만들어진 응축된 이야기의 의미를 끊어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흐름의 이야기 속에는 이미 무수한 끊어짐들의 이어짐이 계속되고 있음을, 끊어짐의 이야기 속에는 흐름으로 이어지려는 역동이 내재되어 있음을 발견한다면, 명석함으로 얻어진 구분의 경계면이 단절된 양쪽을 만드는 것이 아닌, 세포의 막처럼 특정한 조건 안에서 투과 가능한 열린 구조의 막膜(membrane)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우측 책의 Text를 순서대로 컴퓨터에 입력하면 좌측의 Image로 전환되며, 총 15권의 <링컨 동전 코드>를 조합하면 하나의 <링컨 동전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이 이미지는 제품화된 <링컨 동전>의 고해상 원본 이미지와 동일합니다.


‘지금의 나는 수많은 영겁永劫의 윤회輪廻중 하나일 뿐이다.’라는 ‘불가佛家’의 이야기가, 지금을 사는 개인의 삶이 의미 없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듯, 시간적 전후의 중요함 만큼이나, 독립된 <지금> 혹은 <그때>또한 스스로 중요한 의미를 품습니다. 이어짐의 고민을 제시해 주는 시간은, 관계의 특정한 부분일 뿐 관계를 종속된 필연으로 규정할 수 있는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운명이란 정해진 무엇이라기 보다 수많은 관계들에 대해 반응하는 내가 포함된 무언가일 겁니다. 운명은 작용할 뿐, 나를 주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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