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ture ; Code ; Text

500pixel regular quadrilateral, 72dpi, 1bit



DATABASING the IMAGE(이하 DB the IMG)‘500pixel 크기의 검은색 정사각형’은 디지털 코드(이하 ‘그림 Code’)로 실재實在(reality)합니다. 다음은 그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코드확인


저명한 화가가 어느 날

  • 오전에는 공장에서 물감을 만들고, 오후에는 ‘그림 Code’를 종이에 옮겨 적는다.
  • 다음날 오전, 자신이 만든 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오후에 자신이 종이에 옮겨 적은 ‘그림 Code’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다음 날, 어떤이가

  • 오전에는 저명한 화가가 만든 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오후에는 화가가 종이에 옮겨 적은 ‘그림 Code’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 다음날 오전, 공장에서 물감을 만들고, 오후에 ‘그림 Code’를 종이에 옮겨 적는다.

그리고 다음 날 화가는

  • 오전에 어떤이가 만든 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오후에 어떤이가 종이에 옮겨 적은 ‘그림 Code’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 다음날 오전, 공장에서 물감을 만들고, 오후에 ‘그림 Code’를 종이에 옮겨 적는다.

그 다음 날 또 다른 어떤이가

  • 오전에 …




당연한 결과겠지만, 물감을 이용해 그린 그림은 모두 다를 겁니다. 그에 반에 컴퓨터에 입력된 ‘그림 Code’는 오타가 없는 한 모두 동일한 그림으로 모니터에 출력됩니다. 모니터의 성향에 따라 색감의 차이는 있겠지만, Code 자체에 변질이 오지는 않습니다. 결과물을 기준으로 화가와 어떤이 모두 동일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너무 지나친 일반화입니다. <‘저명한 화가’는 물감을 만들며 어떠했는지?> <‘어떤이’는 물감을 만들며 어떠했는지?> <‘어떤이’는 ‘그림 Code’를 옮겨적으며 어떠했는지?> <‘화가’는 ‘그림 Code’를 옮겨적으며 어떠했는지?> <또 ‘어떤이’는 어떠했는지?> … 를 제거해야만 이들의 경험이 모두 동일하다는 결론에 설득력이 생깁니다. 아직 위 이야기에 많은 요소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간과된 상태입니다만, 먼저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무언가를 판단할 때 그것에 연관된 사람을 ; 효율성(성과, 비용…)의 관점으로 평가하는데 익숙하지만 ; 그 익숙함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나 익숙해져 ; 자신을 경제적 효율성Economic efficiency의 기준에 스스로 내어주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명이 자신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 중 으뜸은 숙련이며, 숙련은 오랜 기간 반복을 요합니다. 숙련은 자신의 노동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잉여노동(Surplus Labour)을 가능케 합니다. 이러한 잉여剩餘(남을잉:남을여)된 노동이 자신을 살찌울 때 진화의 밑거름이 됩니다. 매일 밭에서 김을 메는 농부의 일상은 가치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소작농이며 수확의 대부분을 내어주어야 한다면 그가 행한 노동의 가치는 외면당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반복은 의미 없음이 아닙니다. 반복을 의미 없게 만드는 것은 특정한 시스템이고 그에 동조한 자신입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의 자신을 위로하고 연민하며, 지금의 권태倦怠를 견디며 그 이유를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위함이라고 스스로 설득해 보지만, 그 몇 년 후에도 권태로운 일상은 지속될지 모릅니다. 지나친 약속들은 스스로를 지치게 합니다. 내일 기약하며 오늘을 사는 이와 오늘을 대면對面(대할대:앞면)하며 내일을 긍정하는 이는 매우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권태는 극복의 대상이 아닙니다. 권태는 대면의 대상이며 반복은 권태의 대면을 요구 합니다. 권태의 물줄기가 안주와 대면으로 나뉘어 계속 흘러갈 것이며 나는 대면의 물줄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안주의 다른 버전일 뿐입니다. 갈라진 물줄기는 또다시 두 갈래로 갈라져 선택을 요구할 것이고 그러한 요구는 안주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겁니다.



500pixel regular quadrilateral_Writing



‘그림 Code’ 이야기로 돌아가 질문해봅니다.


  • 그림이 Coding된 결과, 즉 데이터로 전환되어 Code(이진수 0011001100110…)로 존재하는 것(DB the IMG)을 Text로 출력≒인쇄하고, 누군가 그 출력물의 내용을 종이에 옮겨 적고 있다면, 그것은 ‘반복’인가?
  • 종이에 옮겨적은 Code를 누군가 다시 컴퓨터에 차례대로 입력한 후, 입력된 Code를 모니터에 출력하면 그림으로 재현된다. 이 과정은 ‘Coding’인가 ; ‘Writing’인가 ; ‘Drawing’인가?
  • ...

  • 나의 ‘노동=Coding≒Writing≒Drawing’은, 능동적인가?
  • 나의 ‘노동=Coding≒Writing≒Drawing’은, 나를 위한 잉여를 생산하는가?


Coding  [kóudiŋ] 부호화, 컴퓨터 코딩(정보를 계산 조작에 편리한 부호·언어로 바꾸기)
Writing [ráitiŋ] 1.쓰기  2.(직업적인)글쓰기, 집필/저술(활동)  3.(책・기사 등을 통칭하는)글  4.(손으로 쓰거나 인쇄된)글자,글씨  5.(개인의)필체,서체,글씨체
Drawing [kóudiŋ] 1.(연필·펜 등으로 그린)그림,스케치,소묘(素描),데생  2.(선으로 나타낸)도형,도면  3.(금전의)인출,(수표·어음의)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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