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이의 생산물을 쇼윈도우에 진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컴퓨터 프로그램Adobe Illustrator을 이용해 그린 케네디 동전, 이 동전 그림을 보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출력(모니터, 종이...) 이라는 형식이 필요합니다. 출력의 형식 중, 종이를 이용할 경우 여러 조건(출력하는 사람, 프린터, 종이, 잉크...)에 따라 출력의 결과물은 달라집니다. ‘케네디 동전 그림’은 그러한 다양한 결과물 중 선택된 하나의 그림을 기준 삼아 20장으로 한정 생산되었습니다. 이처럼 생산물은 최종 생산물 Product 과 최종 생산물이 나오기 전 과정에서 발생된 그와 유사한 견본 Dummy 들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그 둘은 모두 그림 그린 이의 생산물이라는 동등한 지위를 품고 있습니다. 그 둘을 쇼윈도우에 진열陳列(늘어놓을진:벌릴렬) 해 봅니다.


Show Window [ʃou wíndou]   1.진열창  2.견본  3.쇼 윈도
Dummy       [dΛmi]         1.견본  2.인체 모형  3.모조의


그림&쇼윈도우_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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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이의 생산물 Product & Dummy 을 쇼윈도우에 진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 (최종 생산물은 20개의 한정 수량이지만 복제 생산되었고, 각각의 견본은 제품으로 출시되지 못했지만 각자 유일한 하나로 존재한다.) ‘견본’들의 진열 후, 그것을 ‘최종 생산물’의 과정이라 규정할 수 있는가?
  • 쇼윈도우 앞에 사람들은 ‘최종 생산물’과 ‘견본’을 쇼윈도우라는 장치를 통해 둘 다 상품으로 인식할 것인가?
  • 쇼윈도우에서 ‘견본’들은 ‘최종 생산물’의 가치를 상승시킬 것인가? 상쇄相殺(서로상:감할쇄)시킬 것인가?
  • 혹시 누군가 ‘최종 생산물’이 아닌 ‘견본’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이제 그것은 ‘상품’으로 용인容認(얼굴용:알다인)된 것인가?


그림&쇼윈도우


빠진 질문 하나

  • 쇼윈도우에 진열되었다 해서, 그림들이 상품으로 용인(사전적 의미: 너그럽게 받아들여져 인정받다.)되었다 할 것인가?


  •    일의 자초지종을 알려는 순간 이러한 경험들은 단순한 현상들이나 정황적인 사실 정도로 폄하되어버려. 그러니 마치 내가 사전에 이미 규칙이 정해져 있는 원인原因(근본원:인할인)게임.

    즉 각각의 경험이 벌써 해석되어 있어서 비현실이 되어버리는 그런 게임을 함으로써...    


    ... 페터 한트케 Peter Handke(1942.12. 6 ~ )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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